[사설] ‘江華 君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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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江華 君民들’

‘江華’에서 ‘숙·식(宿食)’을 하며 글을 쓴지 어언 몇 개월이 흘러갔다. “낙엽이 지기 전에 떠나려는데 벌써 눈이 내린다”는 청바지를 즐겨 입던 어느 가수가 생각났다. 


짧다면 짧고 길 다면 긴 시간이다. 대게 어느 지역에서 일정기간 숙식을 하게 되면 그 지역의 사람들과 싫든 좋든 ‘조우(遭遇)’를 하게 된다. 


주로 그 지역에서 식당 등 자영업을 하는 주민들과의 조우다. 자주가다 보면 사이가 가까워지기도 하며 ‘정(情)’도 든다. 차츰 그 안에서 강화군민들의 특성이 조금 씩 눈에 들어왔다.


대부분의 강화군민들은 대체로 순박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요란하지도 않고 말수도 그리 많은 편은 아니다. 오히려 순박함과 함께 투박함 속에 넉넉함 마저 느껴지기도 했다.


미소가 잔잔하고 속내를 쉽게 알 수 없었지만 정이 있는 스타일이라고 느꼈다. 복잡하고 요란한 도시에서 느꼈던 어수선함이나 긴박감을 느끼기 어렵다는 얘기다.


또한 인터뷰를 통해 기관장과 정치인, 그리고 기타 관계인들을 만나다보니 나름의 공통점이 있었다. 벌써 20여명 가까운 인물들과 1시간가량의 대면을 통해 느꼈던 점들이다. 90%정도가 강화출신들이다. 


그들은 강화라는 ‘도시(都市)’를 일반적인 ‘거주지’라기 보다 ‘둥지’처럼 생각하는 인물들이었다. 그래서 이념이나 노선보다 강화사람이란 공통분모 안에서 끈끈한 혈연·지연·학연이 2사람 건너면 다 연결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성씨(姓氏)’가 다르다고 이질감이 강하지 않고 서로 ‘가족(家族)’처럼 어우러져 사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때로는 부러움을 느끼기도 했고 때로는 경계심을 받기도 했다. 

강화라는 지리적 역사적 특성이 일정한 ‘유대의식(紐帶意識)’을 갖게 했는지도 모른다. 나름대로의 장점이 강하고 강화가 넉넉한 인심 속에서 풍요로움을 갖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보여 졌다. 


아무튼 공통적인 소속감으로 강한 유대감과 결집력은 참으로 부러운 점이다. 하지만 외지인과 소통과 협력부분에서는 일종의 아쉬움도 느껴졌다. 외지인에 대한 경계심과 배타성은 어느 곳이든 존재한다. 그런데 강화는 그 부분이 조금은 높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강화군민들이 좀 더 넓은 마음으로 외지인들을 포용해주고 부족한 점을 이끌어 준다면, 그리고 반드시 강화출신이 아니더라도 강화를 위해 큰일을 할 수 있는 포용성과 아량을 보여준다면 강화발전을 위해 지금보다 훨씬 많은 기회와 훈훈한 사연들이 피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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