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한마당] 철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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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한마당] 철부지

권오무

사람은 언제쯤 철이 날까? 

사람과 이별하는 데서 

사람은 철이 든다. 

 

부모를 잃으면 

반절쯤 철이 들어

아침빛 감싸 받아 

늦게나마 나무 그늘 밖 

홀로 설 길을 찾아 나서고

 

여보를 잃으면 

남은 반절마저 철이 나

 

석양빛 바라보며

뒤늦게나마 돌아갈

본향 길을 준비한다.

 

사람이 철이 들면

남들에겐 덕담을 듣고

자신에겐 생각이 많아진다. 

 

철부지로 살면

남들에겐 태산걱정이나

자신에겐 남이야 뭐라던 

치매도 행복이라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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