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타임즈'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518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전철을 올라타는데 기분이 상큼하다. 두 정류장쯤 지났을까, 핸드폰이 또 울린다. 이번에는 출판사 편집장이다. “미연씨 대박이야, 그 도지사 나온다는 사람. 자서전 쓴다는 사람 말이야. 미연씨와 꼭 일하고 싶다고, 다른 사람은 안 된다고 하더라. 어떻게 구워삶았어? 계약 조건도 처음 미연씨가 요구한 대로 일시불로 준다고, 신신당부야. 완전 대박이지?” 나는 잠자코 있었다. 일시불이란 말에 마음이 흔들린다. 더구나 내가 요구한 금액을 다 주겠다면 한번 해 볼 만한 작업이다. 어쩌지… “아무튼 미연씨 그렇게 알고 다른 약...
그 순간 전날 밤에 읽었던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 연금술사가 떠올랐다. 양치기보다 팝콘 장수를 더 선호한다는 작가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렸던 기억도 생생했다. 그런데 왜 갑자기 배가 고픈 걸까. 주위를 휘둘러보니 멀리 호떡을 파는 노점상이 보였다. 나는 함박눈을 헤치며 그 노점상을 향해 달려갔었다. 그래도 그때는 매일이 달랐던 것 같은데… 여전히 잘 견디며 갈고 있는 걸 보면 신통하다. 나는 내 가슴에 손을 대 본다. 지금껏 이 가슴이 고스란히 그대로 살아 있는 걸 보면 어떤 마력의 힘이 있는 게 분명하다. ...
저녁을 먹고 엄마랑 아빠랑 집 앞 논누렁을 걷는다 가까이에서 본 논은 분명 흙탕물 같은데 논을 가만가만히 들여다보면 하늘도 보이고 구름도 보이고 우리 집 뒷산까지 보인다 하늘을 담은 물은 파랑 산은 담은 물은 초록 구름을 담은 물은 하양 노을 담은 물은 핑크 온 세상을 거꾸로 담은 논은 세상에서 가장 큰 거울 같다.
가난(貧)해도 나른대로 낭만과 풍류를 가지며 살고 싶다. 지금부터 얼마나 살겠는가? 후회 없게 보다 즐겁게 살자꾸나. 무공아. 강화 전원주택에서 막걸리 즐기고 시 읊으면서.
소리없이 촉촉하게 밤새 내린 비 개나리 진달래 울긋불긋 꽃봉오리 맺으며 버들가지 늘어져 파릇파릇 새싹의 푸른 물결 바람에 이루고 신비로운 하늘의 물방울 깊은 겨울잠을 깨고 산하의 수목들 대지가 소생(蘇生)이 되네.
나는 작품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없었지만 이왕 가지고 나온 작품이니 평이나 들어보자는 생각게 원들을 탁자위에 올려놓았다. “응, 꽤 많이 썼는데…” 그는 내 작품들을 한 자라도 빼놓지 않을 듯 열심히 읽어 내려갔다. 도중에 소주 한 병과 마른안주가 도착했는데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내 작품을 대하는 그의 진지함이 내 긴장감을 풀어주고 있었다. 그는 가끔 고개를 끄덕거리기도 했고, 흐흥 거리기도 하고…, 하지만 그는 한 편만 읽고 나머지 소설들은 대충 눈으로만 훑고는 내 앞에 밀어놓았다. “그래, 앞으로 어떻게 할 작정이지...
유담 인재교육원 원장.(前예명대학원대학 리더십학과 교수. (사진=강화군청) 책이란 많은 사람에게 인생의 방향을 바꾸어 주는 역할을 한다.그래서인지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서점에는“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라는 글귀가 건물 앞에 커다랗게 써 붙여있다. 책으로 삶이 바뀌는 현상은 필자에게도 나타났다.대학에서 후학을 양성하다 정년퇴직하고 강화도에 정착한 나에게 작은 책 한 권이 나타난 것이다.몇 주 전 대학원에서 함께 공부했던 고부교회 목사님으로부터 책을 한 권 선물 받았다.강화도 기독교 역사에 관한 책...
그날 밤 밤새 방안을 서성거리다 창밖을 우두커니 보는데 가로 등 불빛 하나가 깜박거리고 있었다. 그 깜박거리는 불빛에 따라 내가 가슴이 울렁이기 시작했다. 나는 전화기를 찾아 114에 전화를 걸었다. 처음 한전을 대달라고 했던가, 어쨌든 전화번호를 몇 번 뺑뺑이 하고 난 다음에야 우리 집 주소를 대고 가로등 위치를 알렸다. 마침 동생이 내 방을 기웃거리다 내행동을 봤는지 한 마디 쏜다. “참 언니도 별나, 가로등까지 신경 쓸 시간 있으면 소설이나 써라. 그렇게 엉뚱한 일로 시간 보내면서 언제 글 써서 소설가 되냐?” ...
오랜만에 고개 들어 지구 한 바퀴 돌며 사치(奢侈)를 부린다. 산이랑 구름이랑 일렁이는 바람과 간지러운 햇살 하늘과 마을이 잠겨있는 얼음덩어리 풀린 논(畓)에 꽂혀있는 파란 풍년(豊年) 만인(萬人)의 밥상을 차릴 장바구니
물결이 일렁일 때 나의 존재를 잊지 않았다면 나는옛 이야기 떠올리며 살아갈 테요 파도가 치면 나 또한 그대 생각에 가슴앓이 달래며 바라볼 테요 바람불어 잔물결이 일렁이면 함께 보았던 저 수평선 앞에서 그대 얼굴 그려가며 추억으로 아파 할 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