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타임즈'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518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봄 머위 겨울잠 깨울 때 서둘러 꺽지 마세요 여린 것이 아직 꽃도 피우지 못했잖아요 머위 꽃 꽃 피울 때 서둘러 꺽지 마세요 꽃은 꺽는 것이 아니잖아요 머위 꽃 피어 꽃대 아래 여린잎 오를 때 서둘로 꺽지 마세요 여린 잎 아프잖아요 머위 꽃 짝집기 할 때 꽃받침 잎 하나 빌려 혀 끝에 올리면 곡우차보다 먼저 와 닿는 봄 여운 눈 귀가 밝아지는 찬가
농민은 선민이란 말이 있다 선민 (選民). 하늘이 뽑은 백성. 나는 선민이란 뜻을 그렇게 알고 있다. 설사 그 낱말에 다른 뜻이 있다 해도 신(神)이 특별히 선택했음을 부인하고 싶지 않다. 나에겐 ‘에디타’라는 친구가 있다. 그녀는 명동에서 의상실을 운영하던 디자이너 였다. 신문과 잡지에서 요란하게 떠드는 유명인은 아니었지만 11년 전의 그녀는 나름대로 자존심 있는 전문인이었다. 내가 그녀를 알게 된 것은 약 14년 전 쯤이다. ‘여자소년원’ 의 봉사활동을 천주교 수도자에게 물려 준 후 군포에 있는 자그마...
(재)강화군장학회이상설이사장. (사진=(재)강화군장학회) 교육은 국가 장래의 백년지대계라 했다. OECD에서도 출산율이 최하위이면서도 인구 절벽이 코앞에 있는 대한민국이지만 자식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나라보다 높고 특히 교육에 대한 관심이 유별난 것으로 유명하다. 이에 부응하듯 국내 대다수 장학재단은 청소년들에게 누구나 배울 의지와 열의가 있다면 경제적 여건에 관계없이 고등교육의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는 설립 취지를 갖고 있고 강화군장학회도 다르지 않다. 우리 강화군도 2003년도에 (재)강화군장학회(이하 장학회...
비는 대단하다 소리를 만들어낸다 퐁당퐁당 소리 쏴악 내리는 소리 지붕에 떨어지는 소리 ‘퉁퉁' 비는 피아노다 소리를 낼 수 있다 드럼소리, 피아노소리, 베이스... 소리의 신이다 비는 나를 설레이게 한다 모든소리는 비가 내는 소리다 비는 나를 행복하게 한다 역시 소리의 신이다
봄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아침에 광성보를 산책한다 오늘따라 바닷바람이 온 가슴을 파고 든다 왕의 피난길에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손돌 뱃사공의 한이 스민 탓일까 언덕 위엔 진달래꽃이 민초처럼 슬프게만 보이지 않는 것은 이 나라를 지키려 했던 선조들의 충의 때문인가 보다.
나는 덤으로 살잖니 그래서 모든게 다 귀중해 글쎄 그날 그때 말야 사지가 마비되어 발끝 손끝만 조금, 아주 조금 움직일 때 그런 때도 있었잖니 그런데 글쎄 지금은 두발 두팔, 아니 온 몸땡이 이렇게 자유롭게 움직이고 뛰고 있잖니. 난 말야 요즈음 마음도 움직인다. 노래하고 싶은 거야 저 푸른 숲 저 푸른 하늘. 저 멀리 내다보고 저 높이 올려다보며 소리치고 싶은 거야 많이 보이고 멀리 보이는 거야 경치가 보이고 자연이 보이는 거야 난 말야 그래서 요즈음 숨어있는 시심을...
“와!” 며칠 뒤 아침, 꽃이 진 자리에서 포도같이 올록볼록한 초록색 덩어리가 생겼다. 그리고 직감적으로 그게 무엇인지 깨달았다. “딸기다!” 이 날은 정말이지 학교에 지각할 뻔했다. “아유~ 잘 됐네!” 아주머니는 딸기 얘기를 듣자 자신의 일처럼 기뻐해주셨다. 뒤로 보이는 여러 식물들도 축하하며 몸을 이리저리 흔들어 주었다. 더없이 기분 좋은 사건이었다. 지금은 딸기가 커가는 중이다. 초록색 덩어리에서 어느덧 손톱만한 크기로 자라났다. 낮에는 거실 베란다에, 저녁에는 해가 잘 드는 내 방 창틀...
강화군수 유천호의 인생을 한마디로 규정 짓기는 쉽지 않다. 대개, 사람들은 특정인를 파악하기 위해 그의 이력을 들추어낸다. 그래서, 생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가령, 회사의 오너는 지원자에게 이력서를 요구한다. 이력서에는 지원자의 실루엣이 나타나 있다. 그 실루엣에서 오너는 실체를 읽으려 애를 쓴다. 어쩌면, 그 실루엣은 실상은 커녕, 허상으로 포장된 화장(化粧)일 수도 있지만, 오너들은 상대의 윤곽이라도 잡으려 한다. 그런데, 이력을 모르면, 얼굴을 들여다본다. 일상에서 우리는 이력서를 읽지 않고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접하...
그날은 다른 날보다 힘없이 두 발을 터덜터덜 내딛으며 집에 가던 중이었다. 열심히 준비한 음악 수행평가에서 2점이나 깎였기 때문이다. 항상 타이밍 좋게 초록불로 바뀌던 신호등도 그날따라 이상하게 좀처럼 붉은 빛을 거두지 않았다. “휴... 오늘은 정말 왜 이러지?” 마음에서 비가 내렸다. 되는 일이 없다고 느낀 탓이었다. 신호등의 빨간 빛이 계속 될 수록 내 얼굴도 붉어져 갔다. 결국 잠깐의 기다림을 견디지 못하고 풍물시장을 지나가는 샛길로 들어갔다. 돌아서 가려는 심산이었다. 새로 들어선 길에서는 장사하는 소리가 공기를 가득...
뜨거운 물에 내 마음을 담가 모든 걸 우려낸 줄 알았다 온도를 견디지 못한 듯 조금, 아주 조금 찟겨진 옆구리 그 약간의 틈은 걷잡을 수 없이 빠르게 안을 모두 게워냈다 질긴 티백이 터지고 나서야, 비로소 보였다 답답했다는 듯이 내게 보란 듯이 수면과 맞닿은 어여쁜 꽃잎 너는 그리도 좁은 곳에서 내가 미처 몰랐던 행복을 품고 있었구나 터져버렸기에 더 진하고, 더 아름다운 차가 완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