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 수가 7,000명대를 넘나들다 최근에는 다행히(?) 잠시 주춤하는 현상을 보인다. 지난 11월 1일 정부는 전 국민의 방역률이 80%대에 이르자 그동안 국민들의 극심한 피로감과 매출 부진의 피해로 아사 직전에 있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을 위해 ‘워드 코로나’를 선언한 바 있다. 하지만 50여 일을 넘기지 못하고 결국 거리두기 단계를 최 격상, 국민과 정부가 함께 혼란에 빠지며 고통을 겪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신종 변이바이러스인 ‘오미크론’까지 출현하며 전 세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우리나라도 오미크론이 확산세에 있다. 이달 초 나이지리아에서 입국한 인천 거주 목사 부부를 시발점으로 전국적으로 세를 떨치고 있는 현실이다. 벌써 수백 명의 확진자가 발생했고 얼마나 더 퍼져나갈지도 예측조차 안 되는 상황이다. 전파력이 그렇게 강력하다던 델타 변이보다 전파속도가 3~4배에 이른다고 하니 정말 막막한 생각이 든다.
불과 2년 전이었던 2019년 12월 끝자락만 해도 사람들은 송년회 약속으로 캘린더의 칸마다 빽빽하게 모임 일정들이 적혀있었다. 필자도 그중 한사람이었기에 더욱 지금의 현실이 안타깝다. 코로나 19란 최강의 바이러스 출현과 엄청난 ‘펜데믹’만 없었다면 대부분의 사람은 한 해를 보내는 세모에 회한에도 젖고 서로의 모임을 통해서 존재감을 확인한다. 또 다가올 다음 해를 기대하며 마음속으로 희망이라는 것을 한두 개쯤은 간직하게 되는 것이 연말의 일상사다.
하지만 신축년(辛丑年)이 저무는 올 한해는 작년보다도 오히려 훨씬 참혹하다. 다가올 임인년(壬寅年)에 대한 희망과 설계는 무지막지한 코로나19 펜데믹 앞에 여지없이 무너져 내린 것이다.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정부가 ‘위드코로나’를 발표할 당시인 11월 1일만 해도 연말 특수를 기대하며 나름의 희망에 부풀었을 것이다. 대부분의 상인은 그동안 까먹은 매출을 어느 정도 회복할 수 있는 시기가 온다며 저마다 힘을 내어 다시 생업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했었다.
2022년을 며칠 앞둔 세모는 정말 우울하고 쓸쓸하다. 사람들은 아무리 사는 현실이 팍팍하다 해도 서로 간의 접촉 속에서 희망을 얻는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며 모든 관계는 대부분 대면접촉을 통해서 교감을 이루며 정을 쌓아간다. 현재 지구촌을 휩쓸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해 근본적인 수 세기 동안 지속된 삶의 패턴마저 무너지고 있다. 그나마 연말에 갖는 새해에 대한 소박한 희망마저도 용납이 안 되는 현실이 됐다. 희망이 사라지면 삶이 서글프다. 그래서 더욱 올해의 세모가 쓸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