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볕에 말리던 붉은 고추를 거두며 시인처럼 이야기 하던 에디타. 오래된 시골집이지만 그녀의 성격대로 깔끔하게 정리된 실내. 나는 그녀의 생활을 눈 여겨 보면서 그녀야말로 참다운 한국여인이라고 생각했다. 아직도 잃지 않은 그녀의 우아한 미소... 예전처럼 세련된 모습은 세월 속에 묻혀 갔지만 소리 없는 그녀의 미소가 시골집 뜰 안으로 가득 머물러 있었다. 그날. 우리는 그녀가 농사 지은 깻잎을 따서 삼겹살을 구워 먹었다. 역시 시골이라 고기 굽는 것도 특이했다. 반쪽으로 자른 드럼통에 커다란 석쇠를 얹혀놓고 그 아래...
호빵, 호야, 도토리, 뚜껑, 금돼지 별명이 많은 내 동생 나한테 까불고 장난을 많이 치는 내 동생 그래도 나한테는 소중한 내동생
봄 머위 겨울잠 깨울 때 서둘러 꺽지 마세요 여린 것이 아직 꽃도 피우지 못했잖아요 머위 꽃 꽃 피울 때 서둘러 꺽지 마세요 꽃은 꺽는 것이 아니잖아요 머위 꽃 피어 꽃대 아래 여린잎 오를 때 서둘로 꺽지 마세요 여린 잎 아프잖아요 머위 꽃 짝집기 할 때 꽃받침 잎 하나 빌려 혀 끝에 올리면 곡우차보다 먼저 와 닿는 봄 여운 눈 귀가 밝아지는 찬가
농민은 선민이란 말이 있다 선민 (選民). 하늘이 뽑은 백성. 나는 선민이란 뜻을 그렇게 알고 있다. 설사 그 낱말에 다른 뜻이 있다 해도 신(神)이 특별히 선택했음을 부인하고 싶지 않다. 나에겐 ‘에디타’라는 친구가 있다. 그녀는 명동에서 의상실을 운영하던 디자이너 였다. 신문과 잡지에서 요란하게 떠드는 유명인은 아니었지만 11년 전의 그녀는 나름대로 자존심 있는 전문인이었다. 내가 그녀를 알게 된 것은 약 14년 전 쯤이다. ‘여자소년원’ 의 봉사활동을 천주교 수도자에게 물려 준 후 군포에 있는 자그마...
(재)강화군장학회이상설이사장. (사진=(재)강화군장학회) 교육은 국가 장래의 백년지대계라 했다. OECD에서도 출산율이 최하위이면서도 인구 절벽이 코앞에 있는 대한민국이지만 자식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나라보다 높고 특히 교육에 대한 관심이 유별난 것으로 유명하다. 이에 부응하듯 국내 대다수 장학재단은 청소년들에게 누구나 배울 의지와 열의가 있다면 경제적 여건에 관계없이 고등교육의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는 설립 취지를 갖고 있고 강화군장학회도 다르지 않다. 우리 강화군도 2003년도에 (재)강화군장학회(이하 장학회...
가끔은 아포리즘에 침잠하는 시간들이 있다. 사자성어나 maxim이 주는 명제에만 함몰되어 주변상황이나, 객관적 태도를 갖지 못하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가령, 나는 모르는 것을 모르고 살아왔다. 이 문장은 얼핏 보면, 멋진 아포리즘 같지만, 이 말의 맹점은 당연지사를 무슨 큰 허물인양 모자라는 인간으로 만들어 버린다는데 있다. 우리가 학교에서 배우는 것은 대부분, 교양이고 상식이다. 또한 전문 분야의 것은 전문가 아니면 문외한일 뿐이다. 때로는 상식조차 모를 때가 있다. 왜 사람들은, 자신은 알고 있는데, 다른 사람이 어떤 사...
봄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아침에 광성보를 산책한다 오늘따라 바닷바람이 온 가슴을 파고 든다 왕의 피난길에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손돌 뱃사공의 한이 스민 탓일까 언덕 위엔 진달래꽃이 민초처럼 슬프게만 보이지 않는 것은 이 나라를 지키려 했던 선조들의 충의 때문인가 보다.
나는 덤으로 살잖니 그래서 모든게 다 귀중해 글쎄 그날 그때 말야 사지가 마비되어 발끝 손끝만 조금, 아주 조금 움직일 때 그런 때도 있었잖니 그런데 글쎄 지금은 두발 두팔, 아니 온 몸땡이 이렇게 자유롭게 움직이고 뛰고 있잖니. 난 말야 요즈음 마음도 움직인다. 노래하고 싶은 거야 저 푸른 숲 저 푸른 하늘. 저 멀리 내다보고 저 높이 올려다보며 소리치고 싶은 거야 많이 보이고 멀리 보이는 거야 경치가 보이고 자연이 보이는 거야 난 말야 그래서 요즈음 숨어있는 시심을...
“와!” 며칠 뒤 아침, 꽃이 진 자리에서 포도같이 올록볼록한 초록색 덩어리가 생겼다. 그리고 직감적으로 그게 무엇인지 깨달았다. “딸기다!” 이 날은 정말이지 학교에 지각할 뻔했다. “아유~ 잘 됐네!” 아주머니는 딸기 얘기를 듣자 자신의 일처럼 기뻐해주셨다. 뒤로 보이는 여러 식물들도 축하하며 몸을 이리저리 흔들어 주었다. 더없이 기분 좋은 사건이었다. 지금은 딸기가 커가는 중이다. 초록색 덩어리에서 어느덧 손톱만한 크기로 자라났다. 낮에는 거실 베란다에, 저녁에는 해가 잘 드는 내 방 창틀...
해커(hacker)’란 타인의 컴퓨터 시스템이 무단으로 접근하여 해당 시스템을 이용하는 사람을 말한다. 해커의 어원은 1950년대 말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에서 처음 나왔다고 알려졌다. MIT 공대생들은 복잡한 계산을 위해 컴퓨터가 필요했지만 당시 컴퓨터는 유지비가 상당히 높아서 학생들은 컴퓨터를 사용할 수 없었다. 그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컴퓨터실에 잠입해 우회로를 만들어 컴퓨터를 제어했는데, 이것이 해킹의 시초라는 것이 유력한 설이다. 학생들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