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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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한마당] 난(蘭)쓰레기장에 버려진 蘭 화분 변죽 떨리어 볼품없는 모습 너무 애처로워 품에 안고 왔다 마사토와 부엽초 넣어 분갈이 하여 토닥여 주며 어줍잖은 눈빛으로 몇마디 건네였을 뿐인데 무더위와 긴 가뭄 혹한 잘도 견디어 내더니 그 아픔 다 잊은 듯이 늘 힘에 겨워 선잠으로 끙끙대던 아내의 처진 어깨 위에 꽃이 피워 올랐지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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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한마당] 갈대바람 부는 강변에는 하얀 파도가 조용히 밀려오고 있었다 바람에 흩날리는 것은 애잔한 흐느낌에 피어난 꽃의 숨결만은 아니었다 그렇게 변해버린 피안의 세월 속에서 쌓이는 그리움도 사랑도 아름다운 행복이었다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 물결소리 벗 삼아 종일 바람에 흔들리며 아직도 강변에 서서 하얀빛을 비춰 주고 언제가 거기 서 있을 것만 같은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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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문단-소설]운명의 척도<3부>“무슨 책 찾으세요?”” 그의 반응 역시 무심하게 흘러나왔다. “아니 그저, 그쪽은요?” “저도 그냥 단편이나 하나 읽어 볼까 해서...” 서먹함과 의미 없는 대화가 이어진 가운데 그가 한 권의 책을 내게 보였다. “이거 읽어 보셨어요? 장편 소설인데.” 별 관심이 없었지만 그가 계속 내 앞으로 책을 내미는 바람에 나는 예의상 그 책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김문혁 장편이네요? <운명의 시간> 들어는 본 것 같은데, 재밌어요?” “한 번 읽어 보세요. 그런대로 괜찮아요.” 뜻밖에도 문예반 선생이 떠오르고 김문혁이라는 이름 석 자가 내 눈 안에 크게 들어왔다. 물론 그에게서는 그 선생처럼 비꼬는 뉘앙스는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죠, 뭐... 그럼.” 나는 어설픈 인사로 그와 헤어진 후 책을 뒤적이며 구석에 자리를 잡았다. <운명의 시간>은 그의 말처럼 나름대로 재미가 있었다. 그래도 베스트셀러가 될 정도는 아니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다시 한번 저자의 약력을 살펴보고, 책 표지를 한 번 더 훑어봤다. 책날개에 소개된 그의 프로필도 읽었다. 그렇게 한나절을 김문혁 소설과 보내고 천천히 집으로 돌아왔는데 이상하게 한쪽 머리끝이 욱신거리기 시작했다. 속도 메슥거려 밥 생각도 없고 괜히 짜증만 났다. 겨우 마음을 진정하고 노트북을 펼쳤지만 단 한 줄도 쓸 수가 없었다. 머릿속이 텅 빈 것 같기도 하고 반대로 너무 꽉 차서 금방이라도 터져 버릴 것도 같고, 뭔가 이상했다. 답답한 마음에 창문을 열었지만 시야에 들어오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한참을 멍 한 상태로 있던 나는 내 머리 속이 온통 김문혁의 소설들로 가득 차 있음을 깨달았다. 그날 밤 꿈인지 생시인지 모를 이상한 환각상태에서 김문혁을 만났는데 남자 주인공이라고 했다가, 작가라고 했던가, 아무래도 분명한 선이 그어지지 않았다. 하루가 가고, 일주일이 지나도 나는 <운명의 시간>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끊임없는 두통에 시달렸다. 마치 책 한 권이 뇌 속 어딘가에 밝혀있는 것 같은 불쾌감에 견딜 수가 없었다. 결국 ⋅운명⋅에 맞서기 위해 다시 한번 <운명의 시간>을 읽으면서 난도질을 했다. 그러나 그 불쾌감은 그 어디에서도 찾을 수가 없었다. 할 수 없이 그의 다른 책을 손에 잡았다. 그런 식으로 김문혁의 또 다른 소설을 한 권 읽고는 아예 도서관에 파묻혀 일주일을 김문혁소설 6권을 읽어냈다. 그의 소설들 대부분은 남녀의 성을 내세워 사랑으로 유인해 내는 줄거리가 축을 이루고 있었다. 사랑을 내세운 불륜, 그 불륜을 미화하는 재능이 아주 뛰어났다. 게다가 그 불륜을 유지하기 위해 주인공들은 반사회적 인물로 설정했다. 나 역시 혁명가나 예술가의 기질은 매사에 열정적이며 에너지가 충만한 인물들로 묘사하기를 좋아했다. 그런데도 그의 소설을 보고 있으면 왠지 내 입이 깐죽거려졌다. 웃기는 일은 그의 소설은 분명 내 취향은 아니었는데도 나는 여전히 김문혁을 떨쳐 버릴 수가 없었다. 그 까닭이 무엇인지, 그 이유를 찾기 위해 나는 열병 환자처럼 그의 소설은 물론이고 잡문까지 모두 찾아 읽었다. 그렇게 거의 일 년을 보냈다. 도서관을 오가며 시간이 덤으로 주어진 듯이 보내던 어느 날, 나에게 김문혁의 책을 권하던 그 친구가 등단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은근히 그를 만나보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며칠을 벼르다가 마침내 우연을 가장해서 그에게 다가갔다. “축하해요.” “고마워요. 하지만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더라구요.” “왜요? 이제 정식 작가잖아요.” “작가요? 누가 알아주기나 하나요? 누구처럼 돈이나 잘 번다면 모르지만...” “누구?” 나는 퍼뜩 김문혁이 떠올랐다. 그런데 나도 모르는 웃음이 말끝에 따라 나온 것이다. 그도 나를 보며 어색한 웃음을 흘렸다. “김문혁? 맞죠?” 나는 엉뚱하게도 언성을 높여 그를 다그쳤다. 그가 나를 빤히 쳐다봤고, 나는 얼굴이 화끈 달아올라 그의 어깨를 툭 건드리며 웃음으로 얼버무렸다. “설마 오미연씨 목표가 김문혁은 아니겠죠?” 나는 몹시 당혹했지만 재빠르게 그를 향해 눈을 흘겼다. “나는 그 사람 반 만 따라가도 좋을 것 같은데, 능력이 안 되네요.” 그의 말투에 약간의 비애가 섞여 있어서 나는 대답 대신 그를 쳐다보는 일로 대신했다. - 4부에서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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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문단-소설] 운명의 척도<1부>양치기들은 별을 보면서 자야 하지만, 팝콘 장수는 자기 집 지붕 아래서 잠들 수 있지. 사람들은 양치기보다는 팝콘 장수를 더 선호한다는 거야. 결국, 자아의 신화보다는 남들이 팝콘 장수와 양치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더 중요한 문제가 되어버린 거지. -코엘료의 “연금술사”에서 한낮의 햇빛이 병원 후원을 잠식하고 있다. 에메랄드빛 나무들 사이로 철쭉과 라일락 등 갖가지 꽃들의 잔치가 벌들과 나비들을 불러들인다. 꽃구경으로 황홀함에 빠져있던 나는 윙윙거리며 달려드는 벌떼들을 쫓느라 정신이 없다. 어어, 어! 갑자기 누군가의 다급한 목소리에 뒤를 돌아다볼 사이도 없이 내 옆으로 굴러온 휠체어를 막아내느라 두 손을 뻗었다. 그 바람에 휠체어가 저만치 굴러가다가 미끄러져 넘어진다. 나는 급히 달려가 휠체어를 바로 세웠다. “고맙습니다.” “아니에요. 제가 미처 보지 못해서... 제가 밀친걸요.” 그는 내 말에 손을 휘저으며 숨을 헐떡인다. 여전히 숨이 가쁜지 가슴에 손을 얹고는 나를 쳐다본다. 나는 미안한 마음이 들어 금방 자리를 뜰 수가 없어서 그가 숨을 고를 때까지 옆에 서 있었다. “어디 다친 데는 없으세요?” 내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남자는 손가락으로 나를 가르키며 활짝 웃는다. “미연이? 미연이 맞지?” 나는 멍해서 그를 쳐다본다. 생전 처음 보는 얼굴인데 나를 아는 사람 취급을 하고 있으니 난처했다. “아, 죄송합니다.” 내 표정에 그는 무안한 듯 휠체어를 밀고 자리를 뜬다. 그의 뒷모습을 우두커니 보던 나는 불현 듯 미연이? 하던 목소리를 기억해 내고 휠체어를 향해 뒤따라가며 선생님을 외쳤다. 그는 그 자리에 멈췄고 나는 그를 보며 정중히 인사를 했다. “선생님! 김문혁 선생님 맞죠?” “이제야 생각이 나셨어?” 그는 어이없다는 듯 나를 보면서 한참을 웃는다. “난 한 눈에 딱 알아보겠던데.” “죄송해요. 체중이 워낙 많이 느셨어요. 아마, 선생님이 제 이름을 부르지 않으셨으면 전혀 상상도 못했을 거예요.” “누구시더라 하는 눈으로 나를 보는데 정말 민망하더군. 괜히 아는 척했나 싶었지.” “정말 죄송해요. 그런데 휠체어는... 교통사고라도 나신 건가요?” “아, 교통사고, 별 거 아니야, 다리가 좀 불편해서... 덕분에 호강하고 있는 거지 뭐.” 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한쪽 다리를 올려 보인다. “당뇨야, 조심했어야 했는데, 그게 잘 안되더라고, 발가락 두 개를 자를 때는 세상이 끝난 줄 알았는데 막상 자르고 보니 별 게 아니야. 사람 사는 일이 다 적응하기 마련인가 봐.” 그는 원래 말이 많은 사람이 아니었다. 정말 변하는 건 아무것도 없다더니 사람도 변하네, 나는 고개만 끄덕였지만 왠지 웃음이 삐져나왔다. “내 모습 보니까 웃음 나오지? 나도 그래. 그나저나 우리 만난 지 한 20년, 그 정도 됐지?” “네, 그때 선생님 말이 생각나네요. 아직 세상을 모른다고 하셨죠? 그 말이 맞았어요. 저는 제 청춘만 믿었던 거죠.” “청춘? 그렇지 그때는 두려운 게 없지. 그래서 청춘을 그리워하고, 그래서 청춘을 아름답다고 하지.” 청춘, 나는 입 속으로 되뇌어 본다. 두려운 게 없다? 나에겐 틀린 말이었다. 나는 늘 두려웠다. 그래서 최선을 다 했다. 무엇이든 열심히 하면 성공은 그림자처럼 따라올 것이라는 어느 명상가의 말에 공감했고 그 말을 믿었다. 성공은 항상 내 눈 앞에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앞만 보며 걸었다. 완벽한 작가로 완벽한 인격자로 성공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어느 순간 내 앞의 길이 어둠으로 변했고, 나는 그 길 위에서 허덕이며 길을 찾아 헤매다 지치고 말았다. 아니면 포기를 한 것인지도 모른다. 문득 내 앞에 있는 김문혁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스쳤다. 한때 문단을 시끄럽게 할 정도로 잘 나가던 유명 작가였다. 그리고 한동안 문단을 떠났다는 소문도 들렸고, 언젠가 무슨 잡지에서는 암에 걸렸다는 기사도 있었다. 나는 그를 보면서 지금도 글은 쓰고 있는지가 궁금했다. “이제 소설은 그만둔 거야?” 정작 내가 묻고 싶었던 말을 그가 먼저 내게 던졌다. 나는 어깨만 들썩했고, 그는 휠체어를 앞으로 밀었다 뒤로 당겼다를 되풀이하면서 뭔가 기억을 더듬는 것 같기도 하고, 그냥 습관 같기도 해서 조금은 서먹해지는 것 같아 입을 뗐다. “그때 선생님 말을 들었으면 어떻게 됐을까요?” “아마 지금도 글을 쓰고 있을 걸.” “그렇겠죠?” “하긴 쓰면 뭐하냐? 상처만 받지. 아마 미연이도 상처 깨나 받았을 거야.” “상처요? 그 상처가 제게는 훈장인걸요.” 그는 갑자기 소리를 내며 웃는다. “그래 훈장이라는 말 정말 멋지다. 상처가 훈장이다. 정말 멋져. 하지만 그렇게 쉽지는 않았을 거야, 그래도 처음 몇 년은 잘 나가더니, 정말 왜 그만 둔 거야?” 나는 순간 눈물이 핑 돌아 눈길을 하늘로 돌렸다. 미친 듯 소설을 쓰고, 책을 내고, 독자들의 편지를 받고, 문인들과 교류도 하고 분쟁도 하고, 그러나 그것들 사이에는 늘 악몽과 두통이 따랐고, 나는 늘 빙판 위에 서 있는 기분이었다. 언제 쓰러질지 모르는 꼭두각시 같았다. 하지만 생애에서 가장 빛났던 시절이었지. 아니, 가장 상처를 많이 받았던 것도 같고... 하긴 지금도 짓밟히고 망가지고, 피투성이가 되도록 상처받기는 마찬가지 아닌가. “이제 소설은 그만둔 거야?” 내 기분을 알겠다는 듯 빙긋 웃으며 휠체어를 앞으로 밀었다 뒤로 당기기를 되풀이하는 김문혁이 조금은 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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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문단-소설] 운명의 척도<2부>“그때 선생님 제안을 받아들였으면 좋았을 거라는 후회를 몇 번 했어요.” “원래 놓친 고기가 더 커 보이는 거지.” “그런 가요?” “결혼은 했겠지?” “네, 글 쓰면서 스트레스 받는 것도 못할 짓이더군요. 그래서 차라리 나 좋다고 매달리는 남자와 알콩달콩 사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았어...” 말을 하다 보니 나도 미처 깨닫지 못했던 말을 지껄이고 있는 것 같아서 입을 다물어버렸다. “괜찮아? 부끄러워서 그래? 다들 그렇게 사는 거야. 사랑하는 남자만 있으면 세상을 다 얻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었겠지. 그거 나쁜 거 아니야, 아름다운 거지. 안 그래?” 그는 나를 보면서 빙긋 웃는다. “오늘은 노래며 전설이 된 것을 미처 몰랐을 뿐이다.” “헤르만 헤세의 시죠?” “그래, 난 최근에야 오늘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았거든.” “선생님은 많이 달라지신 것 같아요?” “사람이니까... 내가 짐승은 아니잖아?” 그의 웃음소리가 나를 위로해 주는 것 같으면서도 가슴 한 끝이 아렸다. “아, 내 정신 봐. 진료 받을 시간이 지났다.” “저도 약속이 있어요. 환자가 검사 중이라고 해서 기다리다가 잠깐, 바람 좀 쐬려고 내려왔어요.” “그래? 그럼 전화번호 좀 불러봐.” 그는 호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내가 부른 번호를 찍었다. “연락할게. 한 번 더 보자.” 그는 손을 들어 보이며 먼저 자리를 덨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무엇인가 꼭 손에 잡아야만 되는 듯 우왕좌왕하는 판에 소설을 쓰겠다는 나의 결심은 분명 ‘황당한 탈선’이었다. 그래서 더 집착을 했는지, 졸업과 동시에 중고 서점을 돌며 무조건 수거해 오다시피 한 소설 작법이며 문장 개론 같은 국문과의 필독서들을 챙겨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동서의 고전들을 불철주야 두루 섭렵하느라 마음은 바쁘고 머리는 늘 두통에 시달리면서도 소설을 쓴답시고 매일 밤을 새우기 일쑤였다. 하지만 일 년, 이 년이 지나도록 마무리된 작품은 한 편도 없었다. 점차 목을 죄고 다가오는 초조와 불안 속에서 겨우 찾아낸 구세주가 A 문화센터의 문예반이었다. 그러나 문화센터의 수강생들은 대부분 주부들이다 보니 나 자신에 대한 정체감이 엉뚱한 고민으로 불거져 그들과 어울릴 수가 없었다. 서너 달이 흘러서야 겨우 수강생들과 이야기도 주고받으면서 몇 번 술자리에 합석할 수도 있었다. 그날은 문단에 정식 등단을 하게 된 동료의 축하 자리인데도 처음부터 대화는 작가들의 스캔들로 이어지다가, 어떤 종류의 책이 잘 팔리고 어떤 책은 순전히 사재기로 베스트셀러가 됐다는 등의 잡다한 얘기들이었다. 그 사이로 ‘김문혁’이라는 이름이 자주 거론되었다. “요번에 김문혁이 돈 좀 벌겠던데. 아! 난 언제 글 써서 돈 벌지?” 문예반 선생님의 그 한 마디가 내 촉수를 건드렸고, 나는 놀라움으로 선생님을 쳐다봤다. 더구나 김문혁을 부러워하면서도 그를 조롱하는 투로 문학성을 따지던 그의 얼굴이 야비하게 보여서 더욱 가증스러웠다. 나는 슬그머니 자리에서 일어나 그 자리를 빠져나왔고, 그 후 다시는 문예반을 찾지 않았다. 그때부터 나의 습작 생활은 고군분투였다. 글쓰기에 전념한다는 핑계로 매일 밤 노트북과 씨름을 하고 낮에는 도서관으로 출근을 하다시피 했다. 그곳에 가면 수많은 책들이 나를 둘러싸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일단은 마음의 위로가 되었고, 그곳에 앉아 있으면 한 방울씩 떨어지는 수도꼭지 물이 대야에 가득 채워지듯 나의 무한한 지적 욕구도 조금씩, 때로는 아주 천천히 어렵게 채워지는 것 같았다. 그뿐이랴. 거기에 나처럼 매일 출근하다시피 하는 눈에 익은 몇몇 사람들의 행적을 살펴보는 것도 하나의 쏠쏠한 재미며 취미였다. 그중 두세 명은 어설픈 친구가 되어 어쩌다 머리가 무겁고 필름이 끊긴 듯 머리가 텅 빈 날은 도서관에 가서 그들과 잠깐이나마 잡담을 주고받다 보면 정신적 여유도 생기는 것 같았다. 그 날은 전날 마신 술기운으로 머리가 멍멍해서 아무 생각이 없었다. 그렇다고 그냥 도서관을 나서 봤자 특별히 갈 데도 없고, 오랜만에 소설책이나 한 권 읽어 볼까 하는 생각으로 발걸음을 책장 앞으로 돌렸다. 답답할 때는 다른 작가의 책이라도 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면서도 막상 책장 앞에 가면 서성거리는 게 버릇이 되어버렸다. 마치 아이쇼핑 나오듯 책장 앞에서 성의 없이 눈을 돌리는 일이 아주 유쾌하기도 했고, 가끔씩 눈에 띄는 책을 꺼내 대충 넘겨보곤 다시 꽂아 놓는 일 또한 진열장에서 물건을 만져 보고 다시 놓는 일과 다를 바가 없었다. 마침 어슬렁거리며 이 책장에서 저 책장으로 눈을 옮기고 발걸음을 뗄 때였다. 반대편에서 오고 있는 도서관 친구를 보게 됐다. 그냥 못 본 척 돌아설까 하는 중에 이미 내 앞으로 다가온 그에게 웃음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 그와 알고 지낸 시간이 별반 많지는 않았지만, 동병상변이라고 그도 소설가 지망생인 걸 알게 되면서 이유 없는 친근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가 내 앞에서 멈칫 서는 바람에 무심코 먼저 말을 건넸다. - 3부에서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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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하종오 씨는 강화군에 대한 거짓 선동 중단하고, 강화뉴스 관련자의 불법 자금 수뢰 소문에 대한 진실부터 밝혀라.<송기영 공보협력담당관 (사진=강화군청)> 얼마 전 강화군 공보협력담당관으로서 모 유튜브 채널과 인터뷰 한 것을 에 두고, 하종오 씨가 강화뉴스에 수차례 거짓주장과 선동을 했다. 공보관이 유튜브 채널과 강화뉴스의 편파성, 강압적 취재에 대해 잠깐 인터뷰 한 것을 하 씨는 황당하게 신천지와 강화군이 연관되어 있다는 식으로 거짓주장을 폈다. 나아가 강화뉴스에 강화군내 목사님들과 교인들에게 강화군과 신천지가 연관성이 있으니 조심하라는 식의 선동까지 일삼고 있다. 거짓선동으로 강화군과 군민들을 이간질 하려는 참으로 저급하고 비열한 의도가 아닐 수 없다. 하 씨의 주장은 그리스 신화에 나온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를 연상시킨다. 프로크루스테스는 악명 높은 도둑으로 자신의 철 침대에 사람을 눕혀 길이에 맞지 않으면 자르거나 늘리는 잔혹한 짓을 일삼은 인물로,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는 자신만의 기준을 정해놓고 모든 것을 재단하는 것을 뜻한다. 하 씨의 주장이 이와 다를 것이 무엇인가? 그동안 하 씨는 강화군에 대한 터무니없는 거짓선동과 공무원들에 대해서 수없이 많은 혐오에 가까운 인격모독을 해왔다. 시인이라고 하기에는 이미 상식의 수준을 벗어났다. 강화뉴스는 설립목적을 ‘공공성 강화와 건강한 지역 여론 형성’이라고 명시했다. 과연 거짓선동, 저열한 인격모독을 하는 하 씨의 글을 수없이 게재하는 것이 공공성이고 건강한 여론형성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자칭 대한민국 대표 시인이자, 저항시인이라는 하 씨에게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방식인 공개질의를 한다. 타 언론에서도 이미 보도된 바 있고, 현재 강화군에도 ‘강화뉴스’와 관련한 불미스러운 소문들이 파다하게 퍼지고 있다. 소문의 내용은 강화뉴스 관련자가 강화군에 아파트를 건설하는 모 기업으로부터 수천만원에 달하는 거액의 불법적인 돈을 받아 챙겨 경찰에 기소되었다는 것이다. 하 씨는 강화뉴스 관련 불의한 사건이 사실인지 확인해 주고, 만약 사실이라면 이 사건을 파헤쳐 군민들에게 발표할 용의가 있는지 답변해 달라. 하 씨가 그동안 공정과 정의를 말하면서 타 매체에 대한 비판을 서슴지 않았는데, 이번에 하 씨가 강화뉴스 관련 불미스러운 소문에 대해 진실을 밝혀준다면 그 진정성을 인정해줄 법도 하다. 자기 눈의 들보는 못 보고 남의 눈에 티끌만 잘 보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만약 소문이 사실이라면, 그 관련자가 지금까지 ‘강화언론문화협동조합’의 조합원인지, 조합비는 언제 얼마나 냈는지도 확인해 주길 바란다. 혹시라도 관련수익금이 조합비로 들어가 강화뉴스 운영비로 쓰여진 것으로 오해될 수 있으니, 이를 명확히 하는 것이 강화뉴스 입장에서도 바람직할 것이다. 또한, 항간에는 하 씨가 그 관련자와 아주 친분이 있다는 소문도 있는데 이에 대해서도 분명히 밝혀주기 바란다. 평소 공정과 정의를 외치던 하 씨이기에 답변할 것으로 기대한다. 만약 하 씨가 답변을 회피했는데, 강화뉴스 관련자의 범죄사실이 밝혀진다면 그때는 관련자와 강화뉴스, 하 씨가 연관되어 있다는 의혹을 살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 씨가 강화군 공보관이 몇 초 인터뷰한 것을 가지고 신천지와의 연루설을 퍼뜨린 것처럼, 하 씨의 논리대로 라면 하 씨가 관련자와 연루되어 있다고 해도 할 말이 없지 않겠는가? 하 씨에게 답변을 요청하는 것은 정론지를 지향하고 공익을 지향하는 언론사의 도덕성에 관한 문제이고, 강화군민도 소문의 진실을 제대로 아는 것이 강화군내 올바른 언론문화 형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 이다. 하 씨와 강화뉴스의 명예를 훼손할 의도가 없음을 분명히 한다. 그동안 하 씨는 군민들의 알권리, 공정과 정의를 외치며 당사자들의 인권은 아랑곳 하지 않고 수많은 의혹제기 기고문과 시를 써 왔다. 그런 만큼 “개인적이고 수사 중인 사건이라 밝힐 수 없다”는 식으로 답변을 회피 하지는 않을 것이라 믿는다. 정히 염려된다면 하 씨가 잘 애용하는 판소리형식으로 은유적으로 표현해도 우리 군민들은 충분히 이해할 것이다. 하 씨가 더 잘 알겠지만, 그렇게 하면 표현의 자유로 인정되어 법망도 교묘히 빠져나갈 수 있으니 말이다. 빠른 답변을 기대하며 마지막으로 한마디만 덧붙이겠다. 강화군청 3층 화장실에 가면 “사람이 잘 말할 수 있는 재능을 갖지 못하면 침묵을 지킬 줄 아는 지각이라도 있어야 한다”는 경구가 있다. 하종오 씨가 꼭 한번 들러 읽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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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공영주차장 무료 운영 기준, 답변 못하는 강화군이라고?<경제교통과장 박인상 (사진=강화군청)> 지역의 한 언론사는 지난 23일 ‘공영주차장 무료 운영 기준, 답변 못하는 강화군’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서 “유천호 군수 취임 후 진행한 대표적 사업으로 ‘공원’ 조성사업과 ‘주차장’ 조성사업을 들 수 있다. 공원 조성은 용흥궁공원 등 10여개로 파악되고 있고, 주차장 조성은 노외주차장만 16개소에 이른다”며 “주차장을 만들어 놓고도 무료로 이용하게 한다든가, 심지어는 요금을 징수하는 시스템을 설치해 놓고도 무료로 이용하게 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주차관제시스템을 만들어 놓고 왜 운영하지 않는가?”라며, 이를 두고는 선거를 앞둔 선심성 행정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불편을 감내한 강화군민을 위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공영주차장이란 행정기관이 주차공간이 부족한 현실을 감안해 교통소통 및 주차난 해소를 목적으로 제공하는 주차장으로 여건에 따라 유료 또는 무료로 운영된다. 원도심은 군의 중심지임에도 그동안 부족한 주차시설 등 열악한 기반시설로 인해 주민들은 큰 불편을 겪어왔다. 또한, 접근성 부족이 지역 발전의 걸림돌로 작용해 지역 경제가 침체되었다. 그렇지 않아도 낙후된 원도심이 코로나19로 더욱 어려워진 상황이다. 군은 주차장을 대대적으로 확충하고, 그동안 열악한 기반시설로 불편을 감내한 군민들을 위해, 관광객을 원도심으로 유도하기 위해 공영주차장을 무료로 개방했다. 상가밀집지역은 특정인의 주차 및 장기주차 등을 막고 주차장의 회전율을 높이기 위해 소정의 주차요금을 받고 있지만, 야간 시간에는 무료로 개방한다. 주차장 확충으로 접근성이 향상된 강화읍의 경우 주차난이 해소가 됐다는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관광객의 방문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편리한 접근성으로 원도심이 도보여행지로 입소문나면서 지역 경제에도 조금씩 온기가 돌고 있다. 진실하지 않은 불공정·편파 보도는 그만... 그동안 불편을 감내해온 군민들에게 주차비라는 부담을 또 지게하라는 것인가? 주차장 운영관리를 통한 일자리 창출·세입확보 보다는 그동안 불편을 감내한 군민들을 위해 주차장을 무료로 개방하는 것이 왜 선심성 행정으로 매도되야 하는 가? 관광객의 원도심 방문이 침체된 지역에 큰 활력이 되고 있다고 있는 사실이 퇴색되는 것 같아 안타까울 따름이다. 선심행정을 논하기 전에 보도가 사실에 기반한 진실한 보도인지 살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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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한마당] 너무 슬퍼마라찬바람 쌩쌩 꽁꽁 얼은 땅 속에 새싹들의 속삭임이 있습니다. 누렇게 마른가지에 바삭바삭 마른 잎사귀가 떨어지고 뾰족뾰족 연둣빛 새싹들이 꿈을 꾸고 있습니다.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겠지 봄이 오면 새싹이 나고 꽃도 피고 아지랑이도 춤을 추겠지 나의 삶, 나의 마음이여! 너무 추워도 아파하며 슬퍼말아요 겨울이 지나면 따스한 봄이 오는 것처럼 내 여린 가슴에도 밝고 환한 꽃이 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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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한마당] 경계사랑, 미움 끄덕임과 도리질 박수와 손가락질 웃음과 눈물 생각과 행동 늘 그렇듯이 엄중한 경계선에서 어느 쪽에도 두발 몽땅 들여놓지 못하는 비열함 왜 그래야만 했을까 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니건만 내안에서 오늘도 싸우고 있는 것들 그 이중성을 어이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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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한마당] 꽃이라고 아름다울 수 없다.아름다운 꽃 누구나 좋아하는 꽃 향기와 자태에 넋이 나갔다 쇼윈도 보석 꽃 눈부신 빛을 발하는 향기 없는 꽃 황홀한 향기가 뿜어 나오는 마음의 꽃이 그립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