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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어디서든 의원들 일 좀 하게 하라

기사입력 2022.10.20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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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아가서 제발 일 좀 하라“

     

    지난달 윤 대통령이 해외 순방 중 말한 비속어에 대해 MBC에서 보도하면서 논란이 됐다.

     

    이에 여당인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항의하기 위해 MBC 본사를 찾았다가 노조 등의 제지로 돌아가야 했다.

     

    여기서 누구의 잘, 잘못을 논하려는 것이 아니다. 이날 ”국민 세금 낭비 말고 국회 가서 일 좀 하라“는 구호가 의원들에게 쏟아진 것에 대해 곱씹어보자는 것이다.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들이나 시민과 군민을 대표하는 시의원과 군의원은 주민 세금으로 세비를 받고 일을 한다. 따라서 교통, 환경, 복지 등 국민과 시민·군민을 위한 역할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

     

    예전에 한 군의회 의원들이 미국 등으로 해외연수를 가서 가이드를 폭행하고 성 접대를 요구한 사건으로 말썽이 된 일이 있었다.

     

    군민 반발 등 사회적 파장이 커지면서 해당 군의원이 제명되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유야무야됐다.

     

    그런데 거북이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라는 격이랄까.

     

    의원들이 해외연수만 간다고 하면 마냥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외유성 관광이나 여행으로 비쳐지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의원들의 해외연수는 사실 공무의 연장으로, 선진지역의 경제·문화 등에 대한 견학을 통해 안목을 넓히게 된다. 또한 선진 정책의 장점을 벤치마킹하는 등 의원의 전문성 향상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그런데 연수가 관광이나 여행으로 비교되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치 않을 수 없다. 의원들의 외유성 연수를 두둔하려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든지 일방적인 판단은 안 되는 것을 지적하고 싶은 것이다.

     

    해외연수 과정에서 본래 취지, 목적이나 의원 본분에 어긋난 행동을 했을 경우 지탄받는 것은 마땅한 결과다. 그렇다고 연수 전체를 외유성으로 본다면 ‘일 좀 하겠다’는 열정 자체를 막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지난 2020년에 강화군의회가 군의원 해외연수비 전액을 반납하기 결정하면서 김제시의회, 원주시의회 등에서도 잇따라 반납했다.

     

    당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고통분담 차원에서 행한 결정으로 큰 호응을 받았다. 그렇다고 전적으로 옳은 일이라고 박수를 보내야 하는 것일까.

     

    역으로 보면 연수를 통해 선진 기법을 경험하고 활용하지 않고 현재 그대로에 머무르겠다는 안이한 태도나 마찬가지다.

     

    어떤 일이든 동전의 양면처럼 장·단점이 있다. 잘못된 행동은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처럼 더욱 잘되기 위한 과정으로 반면교사로 삼으면 효과적이다.

     

    해외연수는 방문국에서 의정활동이 이뤄지기에 국내에서보다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렇기에 절차나 운영상 어떤 문제점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런 잘못을 이유로 외유성 해외연수라고 지적하는 실정이다.

     

    따라서 애초에 연수 계획 수립 및 심사와 현지 활동·경비 집행·결과 활용성 등의 모든 과정을 검증 가능하도록 투명하게 체계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해외연수는 의원이 일 좀 더 잘하려고, 배우기 위해 가는 것이다. 일부 의원의 잘못된 행동을 빌미로 전체를 지탄하는 대신 ”일 좀 하라“고 격려해 주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하겠다.

     

    이런 시점에 강화군의회 박승한 의장이 본지와 인터뷰를 통해 ”어디서든 일 좀 하겠다“고 한 말은 의미심장하게 들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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