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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명절 연휴 세태(世態)

기사입력 2022.08.28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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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일이 이틀 이상 계속되는 연휴는 언제든 즐거운 날이다. 설이나 한가위(추석) 명절에 연휴까지 이어지면 더욱 좋다.

     

    우리 고유 명절인 설·추석은 각각 ‘민족 최대의 명절’로 여긴다. 모두 동일하게 표현해 어느 명절이 이른바 '찐 명절'인지 헷갈리기도 한다. 

     

    설은 양력 1월 1일, 음력 1월 1일로 구분하는 양력설과 음력설로 나뉜다. 가정마다 각각의 기준으로 설을 쇤다. 음력설이 ‘민속의 날‘이라는 명칭으로 공식 휴일이 인정된 때는 1985년이며, 3일 연휴로 인정된 시기는 1989년이다.

    추석은 이보다 더 오래전에 공휴일로 지정됐다. 추석은 정부 수립 이듬해 공식적인 법정 휴일의 명절로 인정받았다. 

     

    명절 연휴는 1986년에 추석 당일과 다음 날까지 2일을 정했으며, 1989년에 추석 전날을 포함해 3일을 연휴로 인정했다. 

     

    양력 8월 15일은 광복절이다. 명절과 다른 의미의 기념일이다. 하지만 음력 8월 15일은 추석으로서, 오롯이 명절로만 지낸다.


    예로부터 명절에는 고향을 방문해 가족·친지들에게 인사를 하고 성묘(省墓)와 차례를 통해 조상을 섬긴다. 

     

    가족·친지가 고향에서 화목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오랜만에 모인다. 그런데 제사 자리 참석·차례 음식 장만 등에서 남녀 차별·고부 갈등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이런 감정이 쌓이면서 이로 인한 명절증후군에 시달리고는 했다. 명절증후군이 영문으로 festive day syndrome이나 왜 이와 함께 holiday stress라고 했는지 이해가 될만하다.

     

    명절 스트레스가 심할 경우 상대에 대한 감정 폭발로 불미스런 일이 발생해 가족·친지 관계가 단절되는 사례도 많다.


    그렇지 않더라도 명절에는 각자 자유로운 생활에서 전통에 따른 유교적 관습을 요구받게 된다. 세대가 젊을수록 이런 전통문화가 불편하다. 명절엔 왜 고향 방문·성묘·차례를 지내야 하는지 반감이 커진다.

     

    전통 대신 명절 연휴를 즐기기 위한 계획에 몰두한다. 지금은 세계적인 코로나19 펜데믹에 따라 국내·외 여행 등 여건이 쉽지 않다. 그래도 구태의연한 명절 관습에 치우치는 것은 싫다. 차라리 혼자라도 자유롭고 편한 것이 좋다.

     

    이런 모양새가 현실이다. 그래서 명절은 ’어른들만의 기념일‘로 구분되고, 젊을수록 연휴를 즐긴다. 진정한 명절의 의미가 퇴색해 버린다. 세대가 그렇게 변해간다. 

     

    너무 비관적인 시각으로 보는 것으로 비쳐질 수도 있다. 나이 많은 장년의 꼰대스런 모습으로 보일 수도 있다. 

     

    최근 정치권에서 남발한 내로남불이란 신조어처럼 '나는 옳고 너는 그르다'는 아시타비(我是他非) 문화를 지적하려는 것도 아니다. 

     

    그저 자유가 지나치면 방종(放縱)이 되는 이치를 간과하는 세태가 한심스럽기 때문이다.

     

    조상보다 가족을 우선 하는 것은 그나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가족보다 내가 우선‘이 되는 개인주의 세태는 우려할 일이다. 개인 중심·가족 붕괴는 결국 국가의 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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