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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한마당] 외포항의 밤

윤 정 훈

기사입력 2022.08.28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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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모도 산 너머 노을이 진다

    봇짐지고 뱃전에 올라

    애절한 석가의 사랑 찾아

    신사를 향하는 사나이


    소진한 삶이 한스러워

    권태로운 세상이 옥죄어

    온 것일까


    울분에 몸을 파리하게 떨며

    닥쳐오는 파도

    갈매기 갯바위 쪼아대며

    꿈을 꾸고


    소금기 머금은 잔잔한 포말이

    새우잡이 지친 어부 어깨를

    포근히 감싼다


    비린내 밴 횟집 간판이

    네온 빛에 영글 때

    오래 삭힌 바람 따라

    외포항은 곤히 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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