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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억울해도 할 수밖에 없는 웹소설 작가들의 ‘부당거래’

기사입력 2022.06.29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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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웹소설 작가는 자기 손으로 하나부터 열까지 만들어낸 작품으로 낸 수익의 절반도 가져가기 어렵다. 웹소설 플랫폼과 출판사에서 수익의 절반 이상을 가져가기 때문이다. 작품 한 회에 100원의 수익을 얻는다고 치면, 플랫폼에서 30~45원 정도를 떼고, 출판사에서 11원~32원을 뗀다. 따로 지출이 발생하지 않는 창작물을 유통과 관리하는 과정에서 절반 이상의 수익을 뗀다는 것은 너무 과하다.


     플랫폼과 출판사가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는다고 할 수는 없다. 플랫폼이 없다면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알리기 어렵고, 출판사가 없다면 온전히 작품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어렵다. 이 셋은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고,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협력 관계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누가 협력 관계의 중심인가를 떠올려 본다면, 역할의 비중이 작가한테 쏠려 있다는 것 역시 부정할 수 없다. 작가는 플랫폼이나 출판사가 없다면 힘든 작품 활동을 하게 되겠지만, 플랫폼이나 출판사는 작가가 없다면 성립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많은 독자들과 비평가들이 판에 박힌 듯 양성된 작품이라고 비판한다. 이것은 부정하기 어려운 사실이지만, 이는 부당한 수익 구조의 영향이 적지 않다.


     인간은 욕구나 욕망에서 동기를 얻는다. 대한민국은 자본주의 사회이고, 소유욕이야말로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욕구 중 하나이다. 오로지 내 손으로 모든 것을 만든 것에 대한 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한다면 정말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할 수 있을까.


     동기 이외에 생계의 문제도 있다. 뉴스를 통해서 접한 작가들의 수입은 환상을 품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작가들은 생계를 이어가는 것조차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적지 않은 작가들이 작가를 전업으로 하지 못하고 부업으로 하거나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는 것 또한 작가들의 어려운 생계를 말해준다.


     지금 우리들은 대한민국이 문화적으로 가장 강성한 시대를 살고 있다. 세계를 선도하는 대한민국의 작품들이 적지 않고, 그 중에는 원작을 둔 2차 저작물이 적지 않다. n차 저작물의 가장 기초 형태인 웹소설 시장은 매년 성장세를 만들고, 속속 해외 진출을 가속하고 있다.

     

     글은 그림으로, 그림은 다시 영상으로 재창작되는 과정에서 보다 양질의 컨텐츠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라도, 세계적인 작품을 독려하기 위해서라도 작품의 창작자인 작가들의 권리가 정당한 형태로 보장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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